최근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원하는 상품을 찾는 순간부터 결제, 배송, 구매 후 CS까지 전반적인 고객 경험에 인공지능(AI)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느껴보신 적 있으신가요? 특히 이커머스 실무자라면 한 번쯤 “우리 고객에게는 어떤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보셨을 텐데요.
이번 글에서는 해외와 국내에서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참신한 AI 사례를 통해, 이커머스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소개하려 합니다. 고객이 상품을 발견하고 실제로 받아보기까지의 과정은 크게 상품 발견(Discovery), 개인화 경험(Personalization & Experience), 구매·결제(Purchase), 물류·배송(Logistics & Fulfillment)의 4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고객 여정을 따라가며, 고객이 직접 마주하고 체감할 수 있는 AI 기능들이 각 단계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상품 발견 단계 (Discovery)
상품 발견 단계에서는 상품의 매력을 고객에게 빠르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소재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상품 광고 글이나 영상은 디자인, 촬영, 편집 등에 시간이 많이 들고, 많은 판매자에게 부담이 되는 작업입니다.
숏폼 동영상 기반의 ‘틱톡샵(TikTok Shop)’은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2026년 1월 무료 ‘AI 패션 비디오 메이커(AI Fashion Video Maker)’를 공개했습니다.
판매자가 제품 사진 몇 장을 업로드하면 AI가 가상 모델이 제품을 착용한 형태의 고화질 영상을 자동으로 만들고, 음악과 보이스오버를 더해줍니다. 이를 통해 판매자는 별도 촬영 없이도 틱톡이 제공하는 템플릿에 상품을 적용해 숏폼 영상을 보다 쉽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2026년 2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AI 쇼핑 에이전트를 도입하며 상품 발견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스토어 안에 배치된 AI 버튼을 눌러 쇼핑 AI와 대화할 수 있고, 정확한 상품명을 입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조건을 자연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렌징 모달 이불 찾아줘”라고 입력하면 AI가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소재 특성이나 선택 기준을 정리한 뒤 조건에 맞는 상품을 추천합니다.
덕분에 고객은 검색어를 여러 번 바꾸거나 상품 페이지를 하나씩 비교하지 않아도,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 후보까지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후 2026년 4월 AI탭 베타를 통해 쇼핑 모드까지 확장하며, 검색과 상품 탐색, 구매 연결을 한 화면 안에서 이어가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화·착용 경험 단계
개인화·착용 경험 단계에서는 고객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상품을 더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패션과 뷰티 카테고리는 색상, 핏(Fit), 피부 톤과의 조화처럼 구매 전 확인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기 때문에, 가상 착용과 개인화 추천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사례로는 ‘구글 트라이 온(Google Try On)’을 들 수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 2020년 12월 Google Search에서 립스틱과 아이섀도 등 뷰티 제품을 AR로 테스트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고, 2023년 6월에는 생성형 AI 기반의 의류 가상 착용 기능을 공개했습니다. 사용자는 립 컬러를 실시간으로 적용해보거나, 다양한 체형과 피부 톤의 모델에게 옷이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제품 상세 이미지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웠던 발색이나 핏을 구매 전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ABLY)’가 2024년 4월 쇼핑몰 전용 AI 프로필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사용자가 에이블리 앱에서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면, 입점 쇼핑몰 모델과 동일한 착장의 프로필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방식입니다. 고객은 평소 시도해보지 않았던 스타일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미지 하단에 착용 상품 정보가 함께 제공되어 상품 탐색과 구매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구매·결제 단계
구매·결제 단계에서는 검색, 추천, 결제가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이어지는 경험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페이팔(PayPal)’은 2025년 11월 25일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퍼플렉시티(Perplexity) 안에서 상품을 탐색하고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인스턴트 바이 (Instant Buy)’기능을 출시했습니다. 고객이 퍼플렉시티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AI가 관련 상품을 추천하고, 사용자는 대화 흐름을 벗어나지 않고 페이팔을 통해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AI 대화창 내에서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상용 서비스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쇼핑 에이전트처럼 상품 탐색과 추천을 지원하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결제까지 대화 흐름 안에서 완결하는 단계로의 실질적인 확장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AI가 검색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자연스러운 대화형으로 처리하는 풀 플로우 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물류·배송 단계
물류·배송 단계에서는 고객이 배송 상태를 더 쉽게 확인하는 것을 넘어, 배송 이력과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의 쇼핑 패턴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능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애프터쉽(AfterShip')’, ‘Ship24’와 같은 글로벌 배송 추적 서비스가 여러 배송사의 운송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 서비스는 국제 배송 건을 한곳에서 확인하고, 배송 예측과 고객 알림을 고도화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다만 AI의 차별성이 더 뚜렷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단순히 ‘언제 도착하는가’를 알려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배송 이력과 구매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의 다음 행동을 개인화해 제안하는 부분입니다.
이 측면에서는 국내 서비스인 ‘스마트택배’의 접근이 더 흥미롭습니다.
스마트택배는 AI 카테고리, AI 배송 예측, AI 쇼핑 리포트 기능을 순차적으로 추가하며, 통합 배송 조회 서비스를 개인화된 쇼핑 관리 도구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여러 쇼핑몰과 택배사의 배송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의 쇼핑 엠비티아이(MBTI), 소비 패턴 분석, AI가 알려주는 구매 성향 진단을 통해 자신의 쇼핑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주 구매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슬슬 떨어질 때가 됐어요”와 같은 재구매 알림을 받을 수 있어, 배송 데이터가 단순 조회 정보가 아니라 개인화된 소비 예측과 쇼핑 습관 관리 경험으로 전환됩니다.
올 라운더: 고객 여정을 가장 넓게 커버하는 아마존 AI 생태계
지금까지 소개한 사례들이 특정 단계에 특화된 ‘기능형 AI’라면, 아마존(Amazon)은 고객 여정 전반을 촘촘하게 아우르는 올라운더(All-Rounder)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루퍼스(Rufus)’는 2024년 2월 베타 버전으로 공개된 아마존의 생성형 AI 쇼핑 어시스턴트로, 상품 검색부터 구매 결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합니다.
루퍼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고객이 정해진 필터나 추천 목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어 질문으로 쇼핑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초보 러너에게 좋은 운동화는?”, “이 제품과 저 제품의 차이는?”, “아이와 캠핑 갈 때 필요한 준비물은?”처럼 질문하면, 루퍼스는 아마존의 상품 정보, 고객 리뷰, 문의 내용, 웹 기반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을 탐색하고 비교하며 구매 판단을 돕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강점은 루퍼스 개별 서비스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구매 단계의 개인화 추천과 리뷰 요약부터, 결제 단계의 ‘원클릭 구매(1-Click Purchase)’ 경험에 이르기까지 AI가 고객의 모든 선택을 정교하게 보좌합니다. 배송 단계 역시 AI 기반의 배송 예측, 재고 배치, 경로 최적화가 프라임 배송(Prime Delivery)과 결합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 경험을 구현하며, 사후 관리에서는 AI 고객 서비스가 반품과 환불 프로세스를 더 신속하게 처리합니다.
즉, 루퍼스가 쇼핑의 시작과 구매 판단을 ‘대화’의 영역으로 끌어온다면, 아마존의 통합 AI 시스템은 결제 이후의 모든 여정을 끊김 없이 완성합니다. 이처럼 아마존은 단일 AI로 모든 것을 처리하는 방식이 아닌, 고객 여정 전반에 AI를 촘촘히 연결해 상품 발견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커버하는 ‘올라운더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다음 변화는 쇼핑의 전 과정이 하나의 채팅창 안에서 이어지는 모습이 될 것입니다. 상품을 찾고, 결제하고, 배송을 확인하고, 후기를 남기는 일까지 대화하듯 처리되는 흐름이 먼 미래가 아니라 당장 내일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가까워졌습니다.
여러분은 꼭 만나보고 싶은 혁신적인 커머스 AI가 있으신가요? 저는 광고성 리뷰와 실제 구매 리뷰를 구분해 핵심만 요약해주고, 실제 상품을 3D로 체험하게 해주는 ‘후회 방지 AI’가 있으면 좋겠네요 :)